기타/독후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유종원 2024. 5. 1. 18:54

 

오늘 소개드릴 책은 밀란 쿤데라 작가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입니다.

 

다들 한 번쯤 고전 문학을 읽어보고 어렵다고 느낀 경험이 있으실 텐데, 저도 마찬가지로 처음 고전 문학을 읽으면서 당시 세계사와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난해한 표현들에 어려움을 많이 겪곤 했습니다. 이런 경험 때문에 고전 문학에 손이 잘 안 가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서점에서 예쁜 북커버로 재출간된 이 책을 보고 읽을 수 있을지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구매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제목이 너무 유명하지만 정작 읽어보지 못해서 내용이 궁금해졌고 이번 기회에 고전 문학을 다시 한번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줄거리

책의 시작 전, 작가는 니체의 영원 회귀 사상이 무거운 짐이면 그에 상반되는 가벼움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묵직함과 가벼움의 모순에 대해 제기합니다.

 

이야기는 작중 인물 '토마시'와 '테레자'의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토마시는 외과 의사로 전처와 이혼 후 여러 여자들과 관계를 맺어도 같은 침대에서 잠자리에 들지 않는 가벼운 만남을 추구했습니다. 그런 그의 인생에서 테레자라는 여자가 들어오게 됩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어머니의 불가피한 임신으로 태어난 자식이라는 인식으로 어머니한태 핍박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어머니의 아름다운 외모를 물려받은 그녀는 조신한 성격을 가졌으며 항상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녀는 책이 자신의 삶을 구원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녀가 일하는 술집에서 책을 들고 있는 토마시를 본 그녀는 그가 자신의 삶을 구해줄 운명이라 믿고 그에게 다가가 연락처를 얻게 됩니다. 그녀는 무거운 트렁크 가방을 들고 고향을 떠나 그의 집을 출발했습니다. 그의 집에서 그들은 관계를 맺었습니다. 관계 이후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멀리 두려 하지만 갑작스러운 그녀의 몸살 기운에 그녀를 간호하게 되었고 그는 그녀에게 사랑과 연민 사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교재를 시작했지만 그녀는 그의 바람기를 알게 되면서 매일 밤 악몽을 꾸게 됩니다. 여러 여자들 중 자신도 그들처럼 토마시에게 버려지는 꿈으로 그녀는 매일 압박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는 그녀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암캐 카레닌을 선물해 줬지만 그녀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카레닌과 함께 그녀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는 갑작스럽게 떠난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 연민이었는지 사랑이었는지 고민을 하며 그녀와의 추억을 회상하게 됩니다. 그녀가 이전에 말해줬던 베토벤 마지막 4중주 중 마지막 악장이 그에게 떠올랐습니다.

Es muss sein?( 그래야만 하는가? )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 )  Es muss sein!( 그래야만 한다! )

 

그는 자신이 다니던 병원 원장에게 그만둔다고 말하고 그녀가 있는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느낀 점

밀란 쿤데라 작가가 체코인이다 보니 시대 배경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련이 체코를 점령하던 당시를 다뤘고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소설 안에 잘 나타내줬습니다.

 

체코가 소련의 공산주의 체제에 대항하면서 끝내 혁명을 일으켰고 그 당시 공산주의자들을 비난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 몰랐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였습니다. 토마시는 이런 상황을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에 빗대어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따지기 이전에 자신들이 벌인 일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원했습니다.

 

토마시는 신문 편집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내용을 보내줬는데 신문을 확인해 보니 자신의 글의 일부가 교묘하게 편집되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악의적인 내용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토마시는 정부에서 압박을 받으며 자신의 일자리를 잃게 되고 나중에는 테레자와 카레닌을 데리고 작은 시골 마을로 이사가게 됩니다.

 

작가는 이런 일화를 통해 우리들의 인생은 단 한 번뿐이며 앞으로 벌어질 일에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움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탈린 아들 일화를 빗대어 소련과 독일이 영토를 점령하며 죽은 군인들보다 스탈린 아들의 똥과 관련된 죽음을 더 형이상적 죽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만물을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나누려고 할 때 각자 삶의 가치관, 직위에 따라 결정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가벼움과 무거움의 뜻에 대한 긍정/부정적인 해석도 달라진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