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드릴 책은 벵하민 라바투트 작가의 2번째 소설 '매니악'입니다.
책 소개
작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한 전기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계사와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과학자들의 전기에 관심이 많아 과학 교양 도서를 자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올해 초, 서점에서 신간 도서 구경 중 소설책인데 전반적인 내용이 '오펜하이머' 영화와 같이 과학자들의 전기를 다루는 것 같아서 별 고민 없이 구매했습니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챕터는 '양자역학의 부상' - '컴퓨터의 탄생' - 'AI 혁명' 순서로 진행됩니다.
#1. 파울 또는 비이성의 발견
첫 번째 챕터는 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의 죽음 과정을 풀어냅니다. 당시 고전 물리학을 다루던 시대에 양자역학의 탄생과 독일 나치 정권 교체로 큰 혼돈이 이뤄지며 파울은 당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감당하지 못하고 큰 우울증에 빠지게 됩니다.
죽음을 결심하게 된 과정에서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파울의 아들 '바시크'가 나치 정권 속 세상에 그를 맡기는 것을 불안해했고 자신이 크게 의지했던 옛 지도교수 '루트비히 볼츠만' 교수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파울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보어, 아인슈타인, 프랑크, 헤르글로츠, 이오페, 콘슈탐, 톨먼)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편지 내용을 읽어보면 그가 여태껏 얼마나 심적으로 고단하고 혼란스러운지 느낄 수 있습니다.
#2. 존 또는 이성의 광기 어린 꿈
두 번째 챕터는 당시 과학자들 사이에서 '시대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천재 중의 하나'라고 평가되는 과학자이자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의 삶 전체를 주변 인물들의 시각으로 나타냅니다.
어린 시절, 폰 노이만은 빠른 암산 능력을 지녔고 가끔은 머릿속에서 복잡한 계산을 하는 듯 길을 걷다가 멈추는 4차원적인 행동을 하곤 했습니다. 그의 성격은 예상외로 외향적이어서 사람들 무리에서 지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 나치 정권을 피하기 위해 유럽에 있는 유명 물리학자들이 미국으로 망명해 오며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들은 독일 나치로부터 대항하기 핵폭탄 개발을 시작했지만 트리니티 실험이 성공하며 핵폭탄의 성능을 확인했을 때는 자신들의 업적에 큰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폰 노이만은 미군의 협조를 도와 핵폭탄 계산을 하는데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을 마치고, 폰 노이만은 미군에 협력하여 자신이 복잡한 수소폭탄 계산을 빠른 시간에 처리하는 컴퓨터를 개발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신 조건은 폭탄 계산이 끝나는 남은 시간에 자기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개발한 컴퓨터가 최초는 아니었지만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구조를 설립했습니다. 당시 그가 정해준 컴퓨터의 이름은 Mathematical Analyzer,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 MANIAC입니다.
#3. 세돌 또는 인공지능의 망상
세 번째 챕터는 8년 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기사 이세돌의 대국을 주제로 알파고를 개발한 회사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의 성장 과정과 이세돌의 성장 과정을 차례로 풀어내고 마지막에 대국의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데미스 허사비스와 이세돌은 어린 시절부터 각기 다른 분야의 천재로 불렸습니다. 데미스는 체스의 천재였고 이세돌은 바둑의 천재였지만 이세돌은 바둑의 길을 그대로 걸어갔고 데미스는 체스 대회 결승전에서 심리적 압박감에 저지른 큰 실수로 준우승을 하며 그때의 충격으로 체스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데미스는 자신이 체스를 두는 것보다 체스를 두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우승시키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습니다. 그가 동료들과 딥마인드를 설립하고 인공지능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을 당시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이 많던 구글이 딥마인드의 가치를 알아보고 기업 인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모두가 알다시피 4대 1로 알파고가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이세돌은 마지막 경기 이후 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총 5번의 대국을 치르면서 지칠 대로 지친 이세돌의 모습이지만 그는 침착하고 담담하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마무리
3개의 챕터를 보면서 혁명이 일어나는 중심에서 에렌페스트는 두려움을 느끼고 폰 노이만은 새로운 기회를 얻고 데미스는 증명해 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제목처럼 Maniac 해서 미치거나 광적으로 열중하다는 점입니다.
현재 AI가 상용화되면서 챗GPT, 생성형 AI, 강화학습, 딥러닝 등 AI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데 이런 혁명 속에서 우리는 미치지 않고 적응해 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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